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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25 아이브 팬 콘서트 [IVE SCOUT] 후기

by ummagom0304 2025.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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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은 아이브 안유진의 팬이다.

지락실을 보기 시작하면서 안유진을 좋아했는데 아이브 콘서트에 가보는 게 소원이었다.

티켓팅 자체가 어렵다는 얘기를 누누이 들었었는데 팬클럽도 아니라 선예매 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티켓팅하는 날 신랑이랑 내가 열심히 시도해 보았지만 단 한자리도 예매하지 못했고

괜찮다고 하지만 아쉬워하는 딸아이 표정에 신랑도 나도 속상했다.

어느 날 올케가 지금 취소표 예매가 가능한 것 같으니 어서 들어가 보라는 말에 서둘러 멜론 티켓 어플에 들어갔고 어? 어? 된다! 된다! 이게 되네? 하는 순간 이미 결제 완료.

마지막 취소표 하나를 예매할 수 있었다.

아이 혼자 들여보내기 내심 불안해 한자리 더 구해보려 해보았지만 더 이상 취소표는 뜨지 않았고 그대로 매진.

소식을 딸아이에게 전하니 좋아서 방방 뛰더라.

혼자 들어가야 한다는 소식에도 너무 좋아했다.

그렇게 딸아이의 인생 첫 콘서트가 된 2025 IVE SCOUT.

 

 

 

아이브는 워낙 초등학생 팬들이 많고 콘서트 티켓을 구하기 어려워 혼자 입장하는 아이들이 많아 콘서트장에는 헬퍼들이 많다고 했다.

자리도 찾아주고 콘서트가 끝난 뒤 부모님도 찾아준다며.

그래도 혼자 3시간가량을 혼자 있어야 하니 도움이 필요한 순간 주변에서 딸아이를 도와주길 바라며 부탁의 편지를 써서 간식과 함께 포장했다.

자리에 앉아 주변 다이브들과 헬퍼들에게 나눠주라고.

 

 

콘서트 당일.

최소 5시간 전에는 가야 굿즈도 사고, 여유 있게 티켓수령도 하고 주변 포카 장터들을 구경할 수 있다는 덕질하는 친구의 말에 11시에 KSPO DOME 도착.

공연이 5시 시작이었는데 벌써 굿즈를 사려는 줄이 지하철역 입구까지 있었다.

티켓 수령줄은 짧아서 일단 굿즈 구매줄에 섰고 2시간의 기다림이 우릴 기다렸다.

어떤 굿즈를 살지 얘기도 하고 점심을 못 먹을 듯해서 미리 사 온 빵도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4인 1줄이었는데 같이 줄 선 대학생 다이브 팬이 1인 5매 구매한정인 포카를 대신 사달라며 부탁을 해서 들어주기도 하고 콘서트에 대해 궁금한 거 묻기도 하고 생각보다 시간은 잘 갔다.

 

처음 줄 선 곳에서 1시간가량을 이동하니 보이는 콘서트장과 굿즈 판매 부스.

아직 1시간 더 남았다.

갑자기 헬퍼들이 돌아다니면서 굿즈 중 스텐컵은 품절되었다고 공지하는 바람에 다른 굿주들도 못 사게 될까 마음이 급해졌다.

응원봉 판매 부스가 따로 있다는 말에 그거라도 먼저 사주려 딸아이는 굿즈 줄에 남겨두고 갔더니 품절.

아이에게 돌아와 얘길 하니 앞 줄에 서있던 아주머니가 방금 굿즈 부스 보고 왔는데 굿즈 부스에 많더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해주었다.

아이브 하나로 모르는 사람과 갑자기 얘기도 하게 되고 재밌는 경험이다.

 

 

줄 선지 두 시간 만에 응원봉과 딸아이가 사고 싶어 한 굿즈 몇 개를 사고 찍어본 콘서트 인증샷.

내가 티켓을 예매하고 입장은 딸아이가 하는 거라 예매내역과 내 신분증, 아이의 여권을 챙겨 티켓 수령을 하고 아이에게 입장 팔찌까지 채워주고 입장 준비 끝.

점심으로 줄 서서 빵하나 먹은 게 다라 배를 채우려 식당을 찾아 돌아다니는데 갑자기 또 다른 세상을 펼쳐졌다.

콘서트장 밖 잔디밭으로 딸아이 또래의 아이들이 자리를 깔고 앉아 포카 거래를 하고 있었다.

판매도 하고 교환도 하고.

 

 

 

딸아이는 가지고 있던 다른 멤버의 포카를 유진이 언니 포카로 바꾸느라 여기저기 다니느라 바빴다.

어린아이들이 포카 시세가 이렇고 저렇고 얘기를 하며 포카 거래를 하는데 내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거라 너무 신기하기만 했다.

딸아이도 콘서트가 처음이니 이런 포카 거래 장터가 있는 줄 몰라 집에서 가지고 오지 못한 포카들이 많다며 다음에는 꼭 챙겨 오겠다고 했다.

딸! 콘서트 또 오려고?

 

포카 거래를 하느라 결국 밥은 먹지 못하고 간식으로 끼니를 때웠다.

덕질하는 아이 쫓아다니느라 강제 다이어트.

 

 

입장 시간이 되어 아이를 들여보내야 했다.

아이 혼자 들어갈 뻔했는데 마침 올케의 언니가, 나에게는 사돈이 딸과 함께 입장한다는 얘길 들었고 딸아이를 챙겨주겠다고 해서 너무 고마웠다.

좋아서 방방 뛰던 아이가 입장 시간이 되자 극도로 긴장했고 난 그저 나와 떨어지는 상황에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는 사돈을 본 적이 있었고 딸아이는 본 적이 없었다.

결론적으로 딸아이는 모르는 이모와 함께 입장을 하게 된 거라 긴장할 수밖에 없었던 거다.

입장 전 정신이 없었던 탓에 인사를 제대로 시켜주지 못한 채 손부터 덥석 맡겼으니.

엄마 된 지 11년째인데도 아직 부족하다.

 

 

그래도 사돈이 잘 챙겨준 덕분에 딸아이는 콘서트장에서 인증샷을 보내주었고 취소표 시야제한석인데도 불구하고 꽤 괜찮은 뷰였다.

동생의 망원경을 빌려갔는데 필요가 없었단다.

난 다른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2시간 넘는 공연시간 동안 근처카페에서 혹시나 딸아이가 도움을 필요로 할까 전전긍긍하며 시간을 보냈다.

 

 

콘서트가 끝날즈음 만나기로 했던 장소로 가는 길.

입장했던 입구 쪽으로 가보니 이미 많은 부모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퇴장하는 사람들과 입구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뒤섞여 매우 혼잡해서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에 천천히 조심히 나오라고 사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때부터 웅성웅성하더니 가드들이 뒤로 물러서라며 입구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소리를 질러댔다.

콘서트장 안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나오다가 입구에서 막히니 점점 이동이 불가능했고 입구 앞에는 기다리던 사람들 때문에 펜스가 넘어질까 굉장히 위험해 보였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중앙 쪽 출입구를 막아놔서 사람들이 몰릴 수밖에 없었던 것.

왜 막았을까.

주최 측에 좀 화가 났다.

다행히 딸아이는 사돈과 함께 잘 나왔고 사돈이 없었다면 아이 혼자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수도 있겠다 싶어 혼자 들여보낸 걸 후회하기도 했다.

 

 

꿈만 같은 시간을 보낸 딸아이는 콘서트에서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고 굿즈들을 꺼내보고 또 꺼내보며 다음에도 콘서트 갈 거라고 했다.

티켓을 못 구하면 굿즈라도 사러 올 거라고.

포카 거래 장터라도 올 거라고.

그래.

그러자.

용돈 많이 모아놔.

 

딸아이가 아이브와 함께한 시간이 빛나는 밤이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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